현 정권은 최근 6.17대책, 7.10대책에 이어 8.4대까지 굵직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6.17대책부터, 8.4 대책까지, 정부는 주택투기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현저히 낮춤으로써 투기수요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정부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의 주택수요는 정부의 정책에 의하여 조절이 가능한 것일까요? 근현대로 넘어오며, 초기자본주의 -> 후기자본주의 -> 신자유주의 등으로 경제 이념이 변경하며, 정부의 개입정도가 달라져 왔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의 개입이 시장에 도움이 될수는 있을 지 언정 정부가 시장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주택의 공급은 정부의 관리가 가능한 영역이지만, 수요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락장에선 공포심에 가진 물건을 던지며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될 것이고, 상승장에서는 아무리 주택이 많더라도 추가로 더 사려는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장참여자들의 심리를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증세(부동산 증세 3종 세트라고 불리어집니다.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중과)로 수요를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증세를 통하여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려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양질의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데,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정부가 언급하는 3기 신도시 및 최근 발표된 추가 공급 물량 등은 도심 지역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수요자의 매수 욕구를 마구 자극하기에는 극히 부족합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무주택자의 패닉바잉(Panic Buying)은 매매물량 및 전세물량 잠김 현상 으로 인해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를 계속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택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미래의 대규모 건설 물량이 있다는 장미빛 발표 계획이 아닙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현재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것입니다.
정부의 남발되는 규제 속에 공급될 물량들은, 실거주로, 증여로, 지나친 세금 부담으로 자꾸만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잠기고만 있습니다. 지금 현재 시장에 유통매물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앞으로 공급될 3기 신도시 및 확정되지도 않은 계획 발표만 믿고 기다리기엔 시장 참여자들은 조급해지기만 합니다.
또한 미래수요를 충족하는 아파트는 소위 정부미 아파트가 아닙니다. 지분적립형 주택도 아니고, 투룸 소형도 아니고, 공원 대신 임대아파트로 채워넣는 아파트가 아닙니다.
8.4대책 발표 말머리에 "정부는 양질의 신규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린다는 자세로 이번 대책을 준비했다"라고 하는데, 위에 말한 주택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양질의 주택이 아닙니다.
이번 8.4 공급확대책의 핵심은 공공 재건축입니다.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으로 앞으로 5년간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조합들의 거부감이 상당할 것입니다. 조합들이 참여하게 적절하게 당근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개발 이익의 90%를 토해내라고 합니다.
우리가 용적률을 최대 500%, 층고 35층이라는 인센티브를 줄테니, 늘어난 용적률의 50~70%를 공공 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하고,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으로 개발이익의 90% 이상을 토해내라고 하는데, 이것이 맛있는 당근으로 보이시나요?
조합원, 시장참여자 모두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조합원은 어디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조합, 즉 민간의 참여가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를 통한 공급은 그다지 쉬운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3기신도시를 기다릴까요? 2만가구가 분양되는 3기신도시는 빨라야 2025년 이후라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이번 8.4대책에서 유의미한 공급계획은 유휴부지 활용입니다. 태릉CC, 용산캠프킴, 상암DMC, 반포 서울 조달청, 과천정부청사 유휴부지 등이 손꼽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상암DMC, 서부면허시험장, 서울의료원 등 시유지, 구유지 SH 보유지 11곳 아파트1만 2천가구 공공분양 및 청약자격을 구체적으로 밝혔는데요.
50대 이상 무주택자는 너무나 불리합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100% 추첨제로 3040무주택 세대주에게 우선공급하고,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으로 70% 공급하고, 나머지 30%는 월평균 소득 150%이하 무주택 세대주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전용면적이 40~50타입 투룸으로 공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전매제한 기한이 무려 20년이라고 하네요. 서울시는 10년이라고 하는데, 거주의무기간도 5년입니다. 또 20년 이상 걸려 나머지 지분을 100% 확보해야 내집이 됩니다. 여기 살다가 아이를 둘 셋 낳으면 어떡하죠? 또 20년 이상 걸려 나머지 지분을 100% 확보해야 내집이 됩니다.
더이상 규제를 위한 규제를 만들어 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가장 기본 원리인 수요와 공급에 입각해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성비 좋은 상품이 있다면 소비자는 당연히 그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시장의 논리입니다. 양질의 공급이 있다면 더이상 무분별한 패닉바잉도 없을 것이고, 줄어드는 공급이 가격을 밀어올려 주택가격 상승을 만들어내는 현상도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누구나 사고 싶은 물건이고, 내가 사기 싫은 물건은 남들도 그다지 반기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개취야 있겠지만, 양질의 공급만이 최선의 부동산 정책이 될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텐데요.
'경제-부동산(Real Esta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라까지 옮겨간 전세난 (0) | 2020.08.10 |
---|---|
월세와 전세 그렇게 많이 다를까? 월세 vs. 전세 (0) | 2020.08.10 |
소득이 빨리 늘까? 집값이 빨리 오를까? (0) | 2020.08.09 |
뛰는 규제 속에 날라버린 전세값 (0) | 2020.08.07 |
임대차 3법이란 무엇일까요? (0) | 2020.08.06 |